△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김성철 간사



일자리갖기사업을 진행하며

올해로 2년째인 서울시 일자리 갖기 사업은,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자활을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3월부터 시행이 되었는데, 돌아보니, 사업이 시작된 지도 벌써 2개월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일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는 분도 있지만,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일을 그만 두는 분도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자리 갖기 사업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지하철 건설 현장, 병원 신축공사, 공원 청소 등입니다. 하는 일에 따라서 2만원~5만원을 받습니다. 급여는 다르지만 월급날을 기다리는 마음은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몇 년 동안 일하지 못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활하던 분들에게 아침마다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생겼습니다. 현장에 출근하는 노숙인들의 표정에는 희망이 가득 차 있습니다.
새벽부터 저녁시간까지 열심히 일을 하고 센터로 들어오는 노숙인들의 모습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웁니다. 힘들고 열악한 현장을 나가면서도 열심히 일을 하고 그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일을 하고 있는 현장을 방문하거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힘들게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생활하는 그들의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한 달간 고생하여 월급을 받는 그들의 밝은 표정은 힘들고 지친 저에게 에너지가 되기도 합니다.
좋은 의미로 시작한 일자리 갖기 사업. 처음에는 희망과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일자리 갖기 사업에 신청을 합니다. 그러나 막상 출근을 하게 되면 남들과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의지가 약하고 마음이 약한 몇몇 분은 주변의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쉽게 포기를 합니다.
일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노숙인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과 노숙을 하면서 나약해진 몸과 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숙인이라고 하면 일하기 싫어서 또는 술을 좋아해서 망가졌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그것을 볼 때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개개인의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직접 일자리 갖기 사업을 맡고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일이든 하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가끔 서울역이나 영등포역 대합실에 있는 분들에 대한 기사가 대중매체를 통해 나오면 인터넷 댓글에 눈뜨고 보기에는 거북한 글들이 참 많이 올라옵니다. 그러나 역 대합실 바닥에 신문이나 박스를 깔고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온 몸이 쑤시고 결리지만 그래도 새벽이면 용역업체 일을 나가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고정된 한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다양한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에게도 가정이 있었고 아침마다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조금만 시선을 돌려서 그들을 바라봐 준다면 한결 노숙인이라는 단어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노숙인 여러분도 서울시에서 마련해 준 일자리갖기사업을 통해 사회로, 가정으로 돌아 갈 수 있는 날을 생각하면서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멋지게 계획하고 이끌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성철 / 옹달샘드롭인센터 간사, 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