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홈 이렇게 시작하자

오랜 기다림에 드디어 여성노숙인을 위한 그룹홈을 시작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었다. 대한주택공사 주택복지과에서 24평 정도 되는 두 채의 집을 배정받아 지난달에 계약을 마쳤다. 영등포구청과 서울시를 통해서 신청한 것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한 집당 5명씩 10여 명 정도가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입주 대상자는 거리노숙인으로 정해졌다. 입주자들이 모든 생활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그룹홈의 성격상 거리노숙인들을 위한 그룹홈 운영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우리의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인격적인 보장이 있어야 한다. 입주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충분한 생활공간을 제공해 준다면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옹달샘그룹홈에 있으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목표의식을 심어 주면 다시 거리로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옹달샘그룹홈에 수용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자기 집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들이 이 집의 주인이라는 소유 의식이다.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자. 이것은 바로 사회의 일원으로서 필요한 사람임을 깨우쳐 주는 것이다. 우선 노숙인이라는 낙인을 벗어 던질 수 있도록 우리의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 이상행동을 나타냈을 때 노숙인이기 때문에 저렇게 한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가족 중에 누가 이상행동을 했을 때처럼 그들을 돌봐주어야 한다. 잘했을 때 칭찬해 주고, 잘못했을 때 야단을 치고, 아프면 옆에서 지켜주는 관심을 보여 준다면 입주자들이 사회에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게 되고 그룹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능동적으로 대하게 될 것이다.
주변 교회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룹홈에는 상근직원이 없다. 오직 입주자들의 자율에 맡겨진다. 밥을 짓는 것, 빨래를 하는 것, 청소를 하는 것은 물론 시설안전에 관한 것까지 모두 입주를 한 당사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시로 그룹홈을 드나들며 살펴 줄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하다. 그냥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입주한 한 사람 한 사람과 자매결연을 맺어 후견인이 되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인격적으로 보장을 받고, 사회에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고, 자신을 지켜주는 이웃이 있을 때 여성노숙인을 위한 옹달샘그룹홈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박성곤 / 소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