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맞는 새해

2003년 4월에 34평 남짓한 공간을 임대하여 시작한 옹달샘이 이제 일곱 번째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2년은 처음 시작한 곳에서 보냈다. 장소가 협소하고 주변 상가들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다른 장소를 물색하고 있던 차에 2004년 이른 봄에 지금의 이 장소를 발견하였다. 마침 비어있었다. 낮에는 건물 주인을 찾아다니며 임대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밤에 찾아오면 칠흑 같은 어둠에 귀신이라도 나올 것만 같았다. 일을 보다가 찾아오면 거의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다. 건물 안에 들어가서 기도를 하고 돌아보고 가기를 거의 1년을 반복하였다. 드디어 2005년 1월에 임대계약을 하고 대전에서 오신 집사님들과 러브하우스팀과 많은 봉사자들이 힘을 합쳐서 내부공사를 해주었다. 직원이 증원되고 일도 많아졌다. 그룹홈이 하나씩 늘어가고 이제는 임대주택도 35세대를 운영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옹달샘가족들을 위한 예배 처소가 준비되어 지난 12월부터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밖에서 보면 옹달샘이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지만 옹달샘도 크고 작은 일들을 많이 겪었고, 지금도 그냥 저절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 이제 일곱 살밖에 안 된 어린 옹달샘이 거리에서 고생하는 식구들을 돌보기에는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더 느끼게 된다.

일곱 번째 새해를 맞이하는 옹달샘이 풀기에는 너무 큰 문제가 하나 생겼다.  옹달샘은 월세를 주면서 남의 건물에 세를 들어 살고 있다. 그런데 요즘 건물 주인에게서 비워달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 이유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여러 가지 추측을 해 보면, 첫째는, 재개발에 대한 말이 나오기 때문에 재개발할 때 세입자와 재개발조합 간에 분쟁을 염려하는 것 같기도 하다. 둘째는, 이웃 공장들에게 민원을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세 번째는, 월세를 올리기 위한 목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명도소송을 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언제 길가에 나앉게 될지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 이 과제를 극복하기에는 여러 교회와 후원자들이 모여 한 달 한 달 운영비 마련에 급급한 현 실정을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옹달샘에는 기도와 하나님의 능력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옹달샘에 찾아온 희년을 맞이하면서 지나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일이 있을 때마다 함께 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아직도 식지 않고 온기로 남아있다. 그래서 아직도 어리고 갈 길이 먼 옹달샘을 다독거리며 재촉한다.  

박성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