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원금만 타먹는 복지병 환자라고요?"   2009-03-20 11:31:00 - written by 관리자
"우리가 지원금만 타먹는 복지병 환자라고요?"
2009.03.20 06:03


[CBS사회부 윤지나 기자]

['빈곤의 대물림'이 이미 당연한 이야기가 돼버린 요즘, 이제는 빈곤이 단순히 대물림되는 수준이 아니라 '사지 멀쩡한 청년'이 차가운 길바닥으로 내몰리고 있는 시대다. CBS는 경제불황과 빈약한 사회안전망 탓에 부모의 양육에서 벗어나자마자 노숙인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20-30대 청년노숙인의 문제를 3회에 걸쳐 보도한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거리의 부랑아로 전락하는 청년노숙인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특히 청년 노숙인의 경우 부모의 품을 벗어나 디딘 사회의 첫 무대가 차가운 길거리라는 점에서 일반 노숙인과 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아예 없는 실정이다.

◈ 빈곤 · 교육수준 낮은 청년들 갈 곳 없어…스펙 좋은 구직자 위주

실제로 정부가 청년을 대상으로 특화한 일자리관련 정책은 기업이나 공기업 인턴제도인데 이는 보통 대졸자, 그 가운데서도 이른바 '스펙'이 좋은 구직자에게 돌아간다.

빈곤한 부모 밑에서 자라 교육수준이 낮은 청년들에게는 이 같은 정부정책이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IT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돼 제조업이 쇠퇴한 상황에서, 남은 일자리는 도산위험에 시달리는 3D 업종이거나 낮은 수당의 비정규직들이다.

성공회대 다시 서기 센터 이수범 과장은 "의지를 가지고 자활 교육을 받은 청년들도 생산적인 일자리를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특화된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 노숙인 김남영(가명.29)씨 역시 "노숙인 대상 인문학 과정을 졸업한 뒤 새로운 삶의 의지를 찾았지만, 여전히 자립할 수 있는 일자리 찾기가 어려웠다."며 "억척스럽게 일을 해 방세를 내고 나면 먹는 것조차 해결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 자활근로자 지원 및 예산 삭감‥결국 '복지병 환자'로 낙인

사정이 이렇지만 현 정부는 노숙인을 단순히 정부 지원금만 타내려는 이른바 '복지병 환자'로만 인식하고 있다.

근로유지형 자활근로자에게 적용되던 30%의 근로소득 공제제도가 이번해 들어 폐지된 것이 대표적이다. 또 복지병 방지를 위해 도입했다던 근로장려세제(EITC)는 노숙인 같은 자활사업 참여자를 제외시킨 채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자활사업을 통해 노숙인들에게 급여를 제공하는 관련 지원센터들의 예산을 삭감해, 노숙인들 몫으로 돌아가는 자활급여 액수가 한 달 39만 원에서 31만 원으로 줄었다.

자립 자활의지가 높은 근로 저소득층이 저축을 하면, 서울시가 동일 금액을 추가 적립해 경제적 자립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울 희망플러스 통장'의 경우, 노숙인들은 주민등록이 말소돼 통장개설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립 자활의지로 무장하고도 결국 '복지병 환자'라는 낙인이 찍혀버린 청년 노숙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노숙탈출에 대한 의지를 잃고 장년 노숙자로 늙어가는 실정이다.

◈ 청년 노숙인 탈출 정부가 나서야

전문가들은 "사회의 첫발을 노숙생활로 시작하면, 인생 전체가 피폐해진다."며 "청년 노숙인들의 증가는 오롯이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빈곤문제연구소 류정순 소장은 "상담소를 찾아온 노숙인들 가운데 청년 층은 상대적으로 빈곤탈출의 의지가 강하다"며 "정부가 이들을 흡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불황으로 시장에서 노동자를 흡수하지 않는 만큼, 대신 공공기관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청년들에게 자립이 가능한 최소한의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jina13@cbs.co.kr


   빈곤층 잡는 ‘대포차 이중 덫’

관리자
2009/03/20

   88만 원 세대, 결국 길 위에 나앉다

관리자
2009/03/20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77mg